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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3학년 금상)
작성자 심가양 등록일 16.11.10 조회수 820

2016학년도 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3학년 금상)

 

 

<동시성과 과학>

 

3학년 차OO




책을 읽고 두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첫째로는, 저자인 구스타브 융이 말하듯이, 인과율만이 대체되지 않는 세계의 법칙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생각이고, 두 번째로는, 한 과학자가 가진 원형적 관념이 과학적 발견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의식을 유물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들은 강력한 인과율을 바탕으로 그들의 논지를 전개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강인공지능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편으로는 며칠 전 신문에 이븐 알렉산더 교수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인간의 의식을 신과의 연관성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두 가지 대립된 관점을 놓고 생각해 보았을 때, 인간의 의식의 근원에 대한 물음은 우주의 근본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의식에 대한 고찰이 위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된 내용도 의식과 세계와의 연결성, 그 생각을 바탕으로 한 근본 원리의 수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는 절대적 인과성을 바탕으로 운행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상대성을 지닌 채 작동하게 되고, 그 점에서 저자는 세계가 인과율만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 아니라 상응률(동시성 원리)이라는 또 다른 기본 법칙이 추가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

 그의 주장처럼, 현재의 인과율에는 오류가 있다. 중세의 신학적 사고관의 자리를 16-17세기를 지나 절대적 인과성이 차지하게 되었지만, 마찬가지로 19-20세기를 지나면서 절대적 타당성은 없고, 다만 통계적 타당성만을 가진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양자론의 근간이 그러하고, 열역학의 법칙들 또한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통계적 의미만 가질 뿐이다. 그 모순이 발생하는 지점이 저자가 시간과 공간, 인과율의 3개의 기본 원리를 인과율과 상응률, 시공 연속체, 에너지의 4개의 원리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사실 이와 같은 시간과 공간 개념의 변화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 본다. 현대의 물리학에서 말하는 시간의 개념도, 갈릴레이가 하나의 변수로 가정함으로써 생성된 것이고, 공간이라는 개념 또한 뉴턴의 법칙으로부터 파생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즉, 우리의 관찰을 통해 생성된 개념에 불가한 것이다. 그 곳에서 아인슈타인이 절대 개념을 상대적인 것으로 바꿈으로써 현재에 이르렀다. 다만 여기서 저자는 시공간이 심리적인 상대성을 지닌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그가 형이상학적인 언어와, 반복 불가능한 실험 데이터를 이용한 설명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철저히 비과학적인 것으로 만들 지라도, 그의 주장은 상당이 흥미롭다. 상응률에 대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우리가 흔히 경험해보았을 만한 것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불리는 경험과, 우연하고 무인과적인 특정한 숫자의 반복과 같은 것들이다.

 그와 같은 관찰들을 통해 절대자의 존재가 있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그가 동시성의 사례들이 가지는 특징으로 지목한 것은 원형성이다. 가령 풍뎅이가 고대부터 재생의 상징이었고, 새 떼는 죽음과 관련 있는 상징물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만 그 동시성의 사례를 겪은 피실험자들이 원형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그와 같은 현상들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생각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책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도 이유이겠지만, 인과율의 범위 밖에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논리적인 반박이 불가한 것도 그 이유이다. 그렇지만, 인과율의 법칙이 모든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현재,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임을 고려해 볼 때,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부여해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본 내용이 차후에 깊이 생각해 볼만한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두 번째로 생각해 본 주제는 앞에서 말했듯, 원형적 관념과 과학적 발견의 연관성인데, 볼프강 파울리가 케플러의 원형적 관념과 그의 과학적 업적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 놓은 것을 바탕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파울리가 케플러의 신학적 사고관에 대해 밝혀 놓은 것은 다음과 같다. 케플러는 기독교의 기본 교리인 삼위일체를 지지하고 있었으며, 삼위일체를 구형의 이미지로 형상화하였다. 그리고 성부를 중심, 성자는 외부의 표면, 성령은 중심점과 주변 경계 간의 관계의 동등함에 두었고, 성부에서 모든 방향으로 발산되는 것이 성령을 통해 전달되고 경계에 머무는 성자에서 경계 바깥으로 뻗어져 나가는 것이다. 또한 그는 ‘경계를 넘어 밀도와 비율이 역전된다.’라고 밝히며,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함을 암시한다.

 다른 학자들에게서도 그처럼, 원형적 관념이 사고의 방향을 이끄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과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도 할 수 있는 뉴턴에 대해서도, 그의 화학에서의 연금술적 사고가 광학의 아이디어에 기반이 되었다고 밝히는 연구도 있다. 뉴턴은 빛을 파동으로 보는 기존의 견해와 맞서는 빛을 입자로 보는 견해를 주장하였는데, 이를 토대로 빛을 분산을 통해 분해되지 않는 단색광과 여러 단색광의 조합에 의해 생성된 빛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흰 빛은 모든 스펙트럼의 빛을 포함하는 빛임을 밝혔다.

 뉴턴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보일의 연구와 같이 뉴턴의 연구는 중세의 연금술의 사고관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연금술에서, 학자들은 모든 금속과 광물이 이질적인 입자들의 조합으로 나타나고, 입자들이 분리와 결합을 겪으며, 본질적인 입자의 변화는 없지만, 현상적인 변화는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였다. 즉, 세 경우 모두 기본적인 입자의 존재와 입자의 결합을 통한 현상적 변화가 발생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원형적 관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종교이기 때문에, 실제로 학자의 종교관이 사고관의 방향을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물리학의 시초인 보어는 그의 아이디어를 주역에서 얻어내었다. 그가 제창한 상보성 원리는 태극 문양의 음과 양처럼 대립되는 두 가지 성질을 입자가 가지지만 입자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선 두 가지 상태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교관과 원형적 관념이 과학적 발견에 끼치는 영향을 보면서, 원형적 관념 자체가 과학에서 큰 의의를 가짐을 깨닫기도 했지만, 그 보다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관념만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냄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 과학이 절대적 상태의 개념보단 장(場)과 상대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이 자명한 이상, 동양 철학의 의미를 더욱 깊게 탐구해나가야 함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칼 구스티브 융 <자연의 해석과 정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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