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청운고등학교 로고이미지

우수 감상문 소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3학년 금상)
작성자 심가양 등록일 16.11.10 조회수 766

2016학년도 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3학년 금상)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를 읽고>

 

3학년 한OO




서울대학교 디자인 학부 김민수 교수가 쓴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는 저자 자신의 우리 도시에 대한 열정을 담아낸 책이라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그는 서울대 원로교수들의 친일행적을 고발한 괘씸죄로 6년 반 동안 교수직을 박탈당한 채 해직교수 신분으로, 대한민국 도시의 정체성을 찾아 전국팔도를 돌며 이 책을 썼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여섯 곳의 광역시, 즉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인천의 도시디자인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한 이 책이 골자로 내미는 것은 도시의 '정체성 찾기'였다. 미국에서 발원한 신자유주의 경제와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나'를 잃은 도시들. 선진화된 '미국 문화' 따라잡기에 급급한 도시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 바로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다. 이 책은 '나'를 모르는 채로 겉멋에 찌든 감각적인 디자인만 찾는 행위는 '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결국 '나'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도시를 정체성 부재의 어정쩡한 '회색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더 발전된 미래를 향한 몸부림으로, 새로운 것에만 급급한 채 기존의 역사와 문화를 깡그리 무시한 우리나라의 도시디자인과 도시재생 실태는 과거 일본제국의 대동아 공영정책에 부화뇌동한 친일인사의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역사가운데서도 일본제국에 의한 식민지배 35년은 우리나라 전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으며 그로 인해 우리 것을 망각하게 하고 더 나아가서 부정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여파는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공간에도 화를 불러 일으켜 우리 도시는 크게 변질되어 도시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이라는 뿌리를 상실했다. 눈에 좋은 것만 따라가고, 현실의 이익만을 쫓는 무분별한 도시개발과 계획이 만연했고, 그 결과 우리도시의 정체성은 더욱 희미해지고 말았다. 이런 안타까운 도시들 가운데서도 특히, 공해와 금전만능의 '공장지대'로 전락한 오늘날의 나의 고향 울산을 살펴보면 시민들을 위해 발전적으로 변화되어온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만을 위해 희생된 '회색도시'에 머물고 있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업을 위해 타지에서 온 수많은 이주 시민들이나 공업생산만을 위해 다른 가치의 희생을 강요당한 기존 시민들 모두 애정과 관심으로 울산을 바라보기는 어렵다. 최근에 울산을 '고래도시'나 ‘생태도시’라고 표방하고 있는데 이런 보여주기 식으로 급하게 짜 맞춘 울산의 정체성은 시민 누구에게도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울산이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울산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통합한 도시 정체성'은 지금 어느 위치에 와 있을까?

세계적으로 희귀한 선사시대 포경 장면이 수놓아진 대곡리 암각화를 품고 있는 울산, 신라시대 경주의 외항으로서 수많은 무역선이 드나들었던 울산, 조선시대에는 왜에 허락된 삼포 중 하나였고, 수많은 성곽이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던 울산은 이렇듯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도시였다. 그러나 이러한 울산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지워지고 왜곡되어 지금 우리에게 피부로 다가오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후에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살아왔던 반농반어의 시골이 급격히 공업도시로 바뀌어 우리나라 경제를 담당하는 중요한 도시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민의 자랑인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공업센터 조차도 일제강점기에 씨를 뿌린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1930년대 중반 이후 아시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내몬 일본제국이 그들의 전쟁 승리를 위한 병참기지로 울산을 인구 50만의 공업생산기지로 개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은 해방 후 대한민국이 고스란히 이어받아 1962년부터 울산을 경제개발계획의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가 가진 '울산'의 찬란한 공업성장의 기억은 이 정도이다.

일제에 의해 또 우리 정부에 의해 왜곡된 모습으로 개발되어 온 울산은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왔는가? 공단의 매연과 악취, 오염된 태화강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뒤에 가려진 아픈 그림자였고, 도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의 부재, 소중한 역사현장과 그 무대가 사라지고 산이 깎이고 바다가 메워지면서 시민의 기억마저 표백시켜버린 것은 울산 시민들이 강요받고 있는 고통의 다른 모습이었다. 산업발전의 역군이라는 주입된 책임의식으로 울산이 되 돌려받은 것은 무엇인가? 오히려 덧씌워진 정체성에 의해서, 울산의 시작을 알리는 반구대 암각화는 하루하루 마모되고 있고, 조선시대 500년 객사 터는 탁상 행정의 희생 아래 그 모습을 영원히 잃을 위기에 처했다. 공업센터 울산이 오히려 울산의 정체성을 지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들지만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지키는 건 나 자신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한민국 전체가 선진 미국을 따라 겉모습만 명품인 도시 건설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의 정체성을 되돌려달라고, 그 희생을 보상해 달라고 고집피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울산이 울산의 정체성을 잃어가면서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위해 힘써왔다면, 이제는 울산의 도시적 전통과 지역정체성을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아가면서 대한민국 도시디자인과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이 일은 울산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작정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울산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먼저 파악해 보는 일이다. 1962년 이후 마치 성난 파도와 같이 울산을 집어 삼킨 울산 공업센터 개발과 같은 산업 일변도의 패러다임은 이제 그 유통기한이 다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울산의 빛나던 그 공업마저도 후발 공업국 중국에게 추월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세계 경제는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 및 석유화학 공업에 지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엄청난 내수시장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도 이미 현대자동차를 위협하고 있다. 울산의 정체성을 찾으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시기가 당도했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결국,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울산'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도시민을 사랑하는 울산이 되어야 한다. 국가 주도로 도시민의 행복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공장만을 건설해 왔었던 도시에서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노동자의 일과성 오락 및 유흥만 담아내는 울산의 문화 수준을 개선하는 일도 이 문제 이상으로 중요하다. 공업생산과 국가경제만을 고려한 도시개발이 아니라 울산시민이 안전하고 편안하며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 결과 울산시민들이 도시 '울산'에 거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애정을 느끼기 시작할 때, 울산의 도시 정체성 찾기는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의 정체성 찾기가 시작되면, 전통적인 공업이라는 짐은 내려놓을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울산을 바탕으로 한 신 성장 동력을 탄생시키고, 시민이 행복한 문화도시 울산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울산이라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가 새로 탄생할 것이다.

이 길은 아직은 너무나도 모호하고, 그 모습 또한 짐작하기 어렵다. 흔히 도시를 유기체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성장 과정과 도시의 성장과정을 비교하면서 도시의 미래 청사진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민에 빠져 있고, 세상을 알아가는 성장 통은 또 얼마나 큰지.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받아들이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비로소 '어른'으로 성장해 나간다. 내가 생각하는 울산은 성장 통에 시달리는 우리들 청소년과도 같다. 공업센터 개발을 통해 마치 머리는 작고 몸집만 비대한 기형 인간처럼 불균형 성장을 이룬 울산은, 이제 스스로를 냉정하게 성찰하고 시민의 생활에 뿌리내린 도시발전을 통해 성숙해져야 한다. 울산시가 주도하고, 울산시민이 함께 고민하는, 크리에이티브 마이너리티에 의한 울산의 성장을 꿈꾸면서, 나 또한 다가올 근 미래의 살기 좋은 도시 울산을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김민수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를 읽고



이전글 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3학년 금상)
다음글 2/4분기 청운 독후감상문 우수작품(2학년 금상)